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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봄의 전령' 할미꽃이 볼품없다고요?

문정화(purely4u) 기자



보송보송한 모습으로 전남 장흥 한재공원에 넘실

이 봄에도 보리는 푸르고 할미꽃이 피니 그의 손자손녀의 손에 나물 캐는 흙 묻은 식칼이 들렸고나….

차라리 땅만 보고 살으리, 고개 들면 욕심이 생기리
새소리 목덜미에 흐드러져, 아롱아롱 살 오르는 햇살
벌레 몇 마리 발 밑에 놀게 하고, 키 작은 풀들과 노래하리
사랑은 낮은 곳으로 온다 했으니, 진홍빛 그리움 부끄러이 감추고
때되면 벌나비 날개 접으리, 버린 만큼 사랑은 아름다우리

-장문석의 <할미꽃>

할미꽃에 대한 시구이다.

며칠 전 새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전국에 폭설이 내리고 있을 즈음. 한반도의 최남단 바닷가, 정남진에서는 봄의 전령 할미꽃이 보송보송한 모습으로 만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 전남 장흥군 회진면 한재공원에 피어난 할미꽃
 

전남 장흥군 회진면 한재공원의 능선 약 3만평에 걸쳐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는 자생 할미꽃이 지난 3월 초순부터 봉긋 봉긋 일어서기 시작하더니 3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다.

아마도 3월 하순부터 4월 말까지는 큰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흰 털을 잔뜩 뒤집어 쓴 꽃대와 잎, 한쪽으로 구부러진 채 피는 검은 자주색 꽃이 특징인 할미꽃(Pulsatilla koreana)은 청정해역 득량만을 안고 있는 바닷가의 언덕 한재공원에서부터 봄을 전한다.

이곳의 할미꽃은 전국 최대 규모의 자생 군락지임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으며, 물질문명의 발달로 도덕적으로 문란해지고 각박해지는 현대인들에게 할미꽃의 전설을 통하여 부모에 대한 효도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체험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하하하하 우습다 졸고 있는 할미꽃.
이지랑이 속에서 무슨 꿈을 꾸실까

-박목월의 <할미꽃>

어찌 된 셈인지 할미꽃은 "젊어서도 할미꽃"이라는 가련한 소리를 듣고 있다. 이 꽃은 우리의 마음 속에 소박한 정서를 불러 일으켜주고, 고향 생각에 젖게 한다.


▲ 한재공원에 봄맞이를 나와 할미꽃을 바라보는 어린아이
이러한 할미꽃엔 애절한 전설이 얽혀 있다.

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마을에 어린 두 손녀만을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다.

손녀들은 자라서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언니는 얼굴이 예쁜 덕에 이웃마을 부잣집으로, 동생은 아주 먼 곳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가까이 사는 큰 손녀는 할머니를 늘 구박하고 소홀히 대했다.

할머니는 마음씨 착한 작은 손녀가 그리워 해짧은 겨울 길을 나섰지만 손녀가 사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에서 허기와 추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작은 손녀는 자기 집 뒷동산 양지 바른 곳에 할머니를 고이 묻었는데, 이듬해 봄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나와 할머니의 구부러진 허리처럼 땅을 딛고 진홍빛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이곳 한재에는 산 능선의 전면적이 모두 할미꽃으로 덮여있고 이중 6천여평은 말끔하게 정리된 잔디가 광장을 이루고 있다.

장흥군에서는 이곳 한재공원이 깨끗한 바다의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일출광경 등 주변경관이 좋은 점을 최대한 살려 전망대와 체력단련시설, 휴양시설 등을 설치하여 공원으로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할미꽃 단지 군락지를 확대 조성해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인 효(孝) 체험과 볼거리 장소로 가꾸어 갈 계획이다.

 

금년에도 민간자생단체인 로터리클럽 등에서 후박나무 식재 등 공원 가꾸기를 자청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단체와 연계하여 주요 도로변에 조성된 소공원과 탐진강변 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인도변에 야생화를 확대 식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자생군락지가 알려지면서 이른 봄부터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찾기 시작했으며, 장흥군 관내의 초, 중학생들의 현장 체험학습장으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이곳의 할미꽃들은 막내손자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효심을 이야기하며 5월 가정의 달이 다할 때까지 피고 질 것이다.

청정해역 득량만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보이는 한재공원!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효행이 절절이 배어있는 한 많은 한재의 가슴 아픈 할머니의 할미꽃!



▲ 누가 할미꽃을 볼품없는 꽃이라 했던가.

할미꽃 하면 다들 못생기고, 볼품없는 여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할미꽃은 꽃잎이 빨갛고, 뽀송하게 털이 나있으며 만지면 비단 같고, 겸손하게 땅을 향해 피어 자신만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러한 할미꽃, 특히 한재의 할미꽃은 그 어느 꽃보다 귀하고, 곱고 아름답다고 해도 시시비비를 따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장흥 출신 소설가 한승원의 고향마을이 한재의 산기슭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 학창시절에 매일 이곳을 넘으며 꿈을 키웠고 또한 소설의 배경이기도 한 한재공원!

한재공원의 정상에 올라가 바라보면 기라성 같은 소설가 한승원, 이청준, 이승우님들의 생가와 작품 배경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한편 올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한재 공원에서 제1회 정남진 봄맞이 할미꽃 나들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야생화 사랑모임이 주관하고 장흥군에서 후원하는 이번 나들이는 할미꽃에 얽힌 전설을 통하여 부모에 대한 효사랑 실천에 대한 내용을 담은 구연동화, 패랭이 꽃 등 50여점의 야생화 및 생약초 전시, 천연염색 체험, 할미꽃 그림그리기 등의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가 있다.

올 봄엔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보기만 해도 그리움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문정화 기자는 전남 장흥군청에서 홍보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장흥군 보도자료로 타 매체에도 제공했습니다.